‘팡, 파앙, 팡’
투명한 유리상자 속에서 새어 나오는 강한 파열음이 귀를 때린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서울스쿼시(02-678-8765)의 밤 8시. 짧은 라켓을 잡은 사람들이 상자처럼 생긴 사각방에 들어가 작은 고무공을 후려치고 있었다.
“직장 상사라고 생각하고 후려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 하하.”
4년여 동안 스쿼시를 해오고 있는 회사원 이영씨(24). 그는 지난해 전국 100여명이 참가한 네티즌 스쿼시 대회에서 4위에 오른 실력파.
“우선 폼 나잖아요? 멋있잖아요. 그리고 운동량이 무척 많아요.”
스쿼시에 대한 이영씨의 느낌. 경쾌하다, 빠르다,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성격이 무척 밝아진다 등등.
스쿼시는 최근 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다음카페의 한메일 스쿼시 동호회(한스동)는 회원이 5000여명에 이를 정도. 서울을 비롯해 부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광주호남 등 5개 지부를 갖고 있는 거대조직이다. 이들은 한달에 1, 2회 모임을 갖고 1년에 한두차례 각 지역에 가서 경기를 하기도 한다.
마침 이날 ‘한스동’의 부시솝인 회사원 신선화씨(26)도 이영씨와 함께 스쿼시를 하러 왔다.
신씨는 “너무 글을 자주 띄운다고나 할까요, 동호회원들이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이제는 스쿼시가 하고싶어서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 동호회에 모이기도 한다고. 예전에는 30대와 40대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중고생들도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단점. 스쿼시는 2명이 한방에 들어가 번갈아가며 천장을 제외한 4개면의 벽을 쳐서 승부를 가린다. 이 때 바닥은 가로 6.4m, 세로 9.75m, 앞벽은 4.57∼5.64m, 뒷벽은 2.13m가 공인규격.
일부 코트는 이런 규격에 못미치는 곳도 있다. 스쿼시 마니아들은 이런 규격코트를 찾아 집에서 먼거리를 다니기도 한다. 따라서 규격코트에는 사람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대한스쿼시연맹에서 코트규격을 인증한 공인증을 확인하면 좋다. 대한스쿼시 연맹 02-419-6454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