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등산객들이 구름에 싸여 아득히 이어지는 지리산 줄기를 바라보고 있다
“백두대간에 고속도로가 났습니다.”
최근 산악인들 사이에 이런 말이 나돌 정도로 백두대간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총길이는 1625㎞, 이 중 남한 구간은 지리산에서 향로봉까지 690㎞. 이 산줄기에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지리산 덕유산 월악산 속리산 등 7개의 국립공원과 태백산과 문경새재 등 2개의 도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행코스는 민족의 삶의 터전인 국토를 속속들이 살필 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표적인 명승지를 자연스럽게 탐방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대장정’엔 최소 몇 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걸린다. 봄철 산행을 계획하려는 이들이 많은 요즘, 백두대간 코스와 입산정보를 알아본다. 꼭 백두대간을 종주하지 않더라도 구간별로 관심이 있는 곳을 골라 주말 산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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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누구랑 어떻게〓함께 갈 사람을 정하는 것이 우선 순위. 또 직접 등반을 할 것이냐 가이드 산악회에 소속돼 따라 갈 것이냐를 정해야 한다. 지도를 보면서 직접 등반할 경우 독도법 등을 숙지한 대원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토요일 밤에 출발해 현지에 도착한 후 일요일 한나절 동안 일정 구간을 등반하고 다시 돌아온다.
이런 형식으로 종주할 경우 대개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의 산행으로 2년 가까운 기간이 걸린다. 이때의 난점은 일정구간을 종주할 경우 처음 출발하는 장소에 타고 간 차량을 주차하고 구간종주를 마친 뒤 다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차를 가지러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점. 일부는 현지 운수회사의 대리운전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중장년층은 대개 가이드 산악회를 이용한다. 가이드 산악회의 경우 차량제공과 길안내 안전보장 등이 필수. 백두대간 종주 전문 산악회들은 백두대간을 36회 정도에 걸쳐 1년6개월∼2년 정도만에 종주한다.
②구간 정하기〓보통 하루 8∼10㎞ 정도 걷는 일정을 많이 택한다. 하루 10시간 정도 걷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무박2일 코스로 가는 가이드 산악회의 경우 새벽 3, 4시에 걷기 시작해 16∼24㎞ 정도 걷기도 한다. 구간은 대개 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나 산마루 등을 기준으로 한다. 구간별 종주를 마치고 어두워졌을 때 차량이동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대개 2만5000분의 1 지도를 쓴다.
③산행기를 남기자〓수백km의 산과 들을 넘는 고난의 과정에서 느끼는 감회가 없을 리 없다. 대자연속의 산행 도중엔 누구나 철학자와 시인이 된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떠올린 수많은 단상과 감회를 엮어 작은 소책자로 만들어 가족과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이들도 많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