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한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환경의 보전과 개발에 관한 지침으로 국제사회가 정한 1992년의 ‘리우 선언’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세계 각국은 현재의 요구를 미래의 희망과 어떻게 슬기롭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9월 2∼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각국의 수뇌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WSSD·일명 리우+10)’를 가질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경제, 사회, 환경 등의 분야에서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절제된 상태의 개발을 의미한다. 바다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생활하는 기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조절자이다. 인간의 신체가 71%의 염수(짠 물)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또한 표면적의 71%가 해양으로 덮여 있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이지만, 인간과 해양의 밀접한 관계를 시사해주고 있다.
‘하나뿐인 해양’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개발의 대상과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인류 모두의 꿈과 희망으로서 ‘리우+10’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의제 중의 하나다.
최근 10년 동안 해양에 관한 국제환경은 세계가 적응해나가기 벅찰 정도로 급변했다. 1994년 11월 발효된 ‘유엔 해양법 협약’은 해양을 자유 이용으로부터 분할관리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 세계 해양의 36%, 주요 어장의 90%, 해저 석유 부존량의 90%가 새로운 개념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포함됨으로써 연안국의 관할 아래 놓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엔은 1998년을 ‘세계 해양의 해’로 정해 해양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해양법을 1996년 2월 발효시켰고, 5월 31일이 ‘바다의 날’로 선포했으며, 같은 해 8월 해양수산부를 발족시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해양산업은 점차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747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해저 유전가스생산이 3000억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해운과 해군 관련 산업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해양산업의 34%를 아시아가, 32%는 유럽이, 25%는 북미가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5년 간 해양산업은 510억달러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해양레저나 해양 바이오기술 등 해양 서비스와 지식산업분야가 새롭게 부각될 것이다.
이와 같이 지속 가능한 개발 대상인 바다의 소중함과 해양과학 투자의 필요에 따라 유엔기구인 ‘정부간 해양학위원회(IOC)’는 9월 열릴 ‘리우+10’에서 해양 의제가 회의 선언문에 부각될 수 있도록 한창 준비중이며 세계 각국의 지지와 동참을 바라고 있다.
현재 세계 10위권의 해양산업국가인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추는 국가적 노력이 요구되며, 우리 모두 이 회의 결과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변상경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