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인건 감독은 20일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패한 뒤 ‘3김 시대’가 부활해야 남은 경기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극도의 부진을 보인 외곽 슈터 김상식(34)-김훈(29)-김성철(26)이 살아나야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1차전 기록표를 보면 김 감독의 얘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김상식은 19분20초를 뛰며 8점에 그치며 ‘이동 미사일’이라는 별명과 달리 몸놀림이 둔해 보였고 ‘스마일 슈터’ 김훈 역시 7점에 묶이며 특유의 웃는 표정은 자취를 감췄다. 나란히 이번이 개인통산 네번째 플레이오프 출전인 김상식과 김훈은 당초 풍부한 경험으로 해결사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움만 남겼다.
신인왕 출신의 김성철은 무득점으로 뭐라 할말이 없는 상황. 이번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서 김성철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난해 4강에 올랐던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군 입대까지 미뤘던 것. 특히 정규리그 KCC전에서 김성철은 용병 2명에 이어 팀내 세번째로 높은 평균 11.6점을 기록했기에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1위에 올랐던 김성철은 3점포를 아예 단 한번도 시도조차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외곽라인이 빈공을 보이면서 SBS는 페리만이 36점을 터뜨렸을 뿐 나머지 출전선수 누구도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단조로운 공격 속에서 17점차로 완패했다.
김인건 감독이 진단한 외곽슛 부진의 이유는 바로 ‘트리플 포스트’.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기 위해 스피드가 떨어지는 장신의 포스트맨 3명을 동시에 기용하다보니 볼 흐름이 나빠졌고 플레이가 골밑에만 쏠렸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팀의 핵심으로 공수를 조율하던 데릭스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제몫을 못하면서 조직력이 무너졌다.
따라서 ‘패배〓탈락’의 절박한 상황이 된 22일 안양 2차전에서는 ‘빅3’ 기용을 포기하고 외곽 공격을 살리는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것이 SBS 코칭스태프의 계산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