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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逐 鹿(축록)

입력 | 2002-03-21 18:08:00


逐 鹿(축록)

逐-좇을 축 鹿-사슴 록 韜-병법 도 夢-꿈 몽 烹-삶을 팽 斬-목벨 참

사냥꾼은 몰이꾼과 함께 사냥을 한다. 혹 노루나 사슴 따위를 잡으면 목을 따 피를 마시고 고기는 나눈다. 물론 차등을 두었다. 英雄豪傑(영웅호걸)이 天下를 다투는 것도 사냥과 같다. 힘을 합쳐 天下를 손에 넣고 나면 고기를 나누듯 어김없이 論功行賞(논공행상)이 따른다. 그래서 중국사람들은 天下를 다투는 것을 사슴사냥에 비유하여 ‘逐鹿’(사슴좇기)이라고 했다. ‘取天下若逐野鹿’(취천하약축야록-천하를 취하는 것은 마치 사슴을 좇는 것과 같다.) 고대중국의 兵書인 六韜(육도)에 보인다.

기원전 206년, 秦始皇(진시황)의 秦이 망하자 천하는 無主空山(무주공산)이 되었다. 이에 項羽(항우)와 劉邦(유방)이 다툰 楚漢之爭(초한지쟁)에서 劉邦이 승리하여 漢(한)나라가 서는데 이 때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이는 韓信(한신)이다. 劉邦은 韓信을 楚王(초왕)에 봉했다.

하지만 이제 天下를 쥐고 난 劉邦에게 韓信같은 名將(명장)은 부담스런 존재였다. 이미 물고기를 낚았는데 미끼가 필요할까? 모반을 의심한 나머지 선수를 치기로 했다. 雲夢(운몽)을 순시한다는 名分으로 제후들을 모았다. 韓信으로서는 일말의 의구심도 없지 않았지만 ‘행여나’ 하고 갔다가 ‘역시나’가 되고 말았다.

“세상 말이 맞군.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가 삶기고, 새가 없어지면 名弓이 사라지며, 적국이 망하고 나면 謀臣(모신)이 죽게 된다는 그 말이….”

유명한 ‘兎死狗烹’(토사구팽)의 고사다. 마침내 그는 淮陰侯(회음후)로 강등되고 두 사람 사이는 급속히 멀어지게 된다. 후에 韓信은 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