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6년까지 해외원조 액수를 50% 증액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미국의 금융인 조지 소로스가 “절대적으로 부적절한 계획”이라며 연일 신랄한 비판을 퍼붓고 있다. 유엔개발재원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 몬테레이를 방문한 소로스씨는 20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빈국의 개발을 돕기 위해 국제적으로 27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2일자에 보도된 그의 발언 요지.
“부시 대통령의 계획대로 원조를 늘린다고 해도 그것은 2004년 이후의 일이며 1년에 고작 10억달러 정도 늘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개인인 내가 재단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만 1년에 5억달러다.
부시 대통령은 원조를 하면 반드시 그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한다. 나도 이 점에는 동의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경제정책이 있는 나라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해야 하며 계획적이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도상국 스스로도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프로그램의 결과를 나라별로 비교 평가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서방선진8개국(G8)이 실제로 이를 위한 방안을 준비해왔으나 유일하게 미국만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빈곤퇴치 문제에서 다른 선진국들과 협력하기를 꺼리고 단독으로 행동하려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여전히 원조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세계인들로부터 환심을 사려고 하지만 구호를 외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