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22일 정상회담은 역사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로 우리 국민의 대일감정이 극도로 악화됐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열린다.
한일정상회담 주요 논의사항
한국 입장
주요 논의 과제
일본 입장
북-일 수교교섭 재개 등 필요
대북정책
일본인 납치문제 등 우선 해결
역사공동연구위 통한 해결
역사교과서 문제
역사공동연구위 통한 접근
총리의 신사참배 중단 필요
야스쿠니 신사참배
시기를 보고 판단
경제협력 활성화
양국 협력
국제문제 협력 요청
두 정상이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上海) 회담에서 추진 약속을 했던 역사공동연구기구 설치 등 7대 합의사항이 대부분 협의 및 이행단계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걸림돌이 없지 않다. 우선 7대 합의사항 중 신사참배 문제에 우리 정부는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시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북정책 조율도 마찬가지. 우리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일본의 적극적 자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 괴선박 사건이나 일본여성 납북사건 등으로 인해 북-일관계의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이즈미 총리도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엔 수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일관계는 그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돌출사건과 이에 따른 국민여론 악화로 언제라도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월드컵 정상회담’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의 기대수준을 낮추려 하고 있다.
김 대통령도 20일 외교통상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일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하지만 과거에 발목잡혀선 안 된다”고 차분한 자세를 주문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방한 첫 날인 21일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한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한국문화 배우기’에 나섰다.
고이즈미 총리는 차를 타고 서울 시내를 둘러보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길에서 잠시 내려 지나던 청년들과 즉석 노상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서초동 국립국악원에 들러서는 가야금을 직접 연주하고 지휘를 해 보이기도 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