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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안전불감증' 실태와 대책

입력 | 2002-03-21 20:01:00


20일 발생한 인천 부평구 다세대주택 가스폭발 붕괴사고는 부주의가 불러온 또 하나의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합동조사반은 21일 현장조사 결과 이번 사고의 원인을 ‘가스누출’로 결론지었다. 사용자나 공급자의 ‘부주의’로 가스가 누출돼 폭발로 이어졌다는 것.

▽안전불감증 실태〓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스폭발 사고의 80%가 LP가스로 대부분 부주의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실제 LP가스는 그동안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현행 ‘액화석유가스 안전 및 사업관리법’은 업소는 물론 일반주택도 1년 1회 이상 공급업체가 가스누출 점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건물도 마찬가지였다. 이 건물 2층 세입자인 이모씨는 “LP가스통에 부착된 전단지를 보고 가스를 주문해 왔는데 가스통 교체 후 가스누출을 점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건물의 부실공사도 이번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물 세입자들은 ‘벽에 금이 가 비만 오면 물이 샜고 방문도 제대로 닫기 힘들 정도로 틀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가스폭발이 위력적이기는 하지만 지상 3층 짜리 건물이 일순간에 붕괴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대책은 없나〓지난해 11월부터 ‘LP가스 안전공급 계약제’가 실시되고 있다. 일반가정에서 특정업체와 LP가스 공급계약을 하면 해당 업체가 가스통 등 시설에서부터 안전점검에 이르기까지 일체를 보증하는 제도. 업체는 사고 발생에 대비해 ‘소비자 보장 보험’에도 가입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음식점 등 업소의 이용률이 60∼70%에 이르는데 비해 일반가정의 계약률은 아직 10%대에 그치고 있다. 이 제도가 LP가스를 사용하는 일반가정으로 확산되어도 엉뚱한 사고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사용자와 판매업체 스스로가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