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되살릴 수 있을까?
한 과학자가 살해된 약혼녀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타임 머신을 발명한다. 그는 시간 여행에 성공하지만 과거에서 만난 약혼녀는 또 죽음을 당한다.
영화 ‘타임 머신’의 도입부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은 멜로 코드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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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액션, 어드벤처, SF가 뒤섞인 ‘잡탕찌개’가 됐다. 1800년대말 과학자 알렉산더 하트겐(가이 피어스)은 약혼녀가 죽자 4년간 세상과 담싸고 연구한 끝에 타임 머신을 개발한다.
하트겐은 다시 돌아간 과거에서도 약혼녀가 또다른 사고로 죽자 해답을 찾기 위해 미래로 떠난다. 하트겐은 지나친 달 개발로 파멸의 위기에 빠진 2030년으로 갔다가 다시 80만년 뒤 지구로 간다. 그곳은 빛과 어둠의 두 종족만이 서로 싸우고 있다. 이 작품의 ‘태생’은 SF의 성격이 강하다. H.G. 웰스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조지 펄 감독의 ‘타임 머신’(1960년)을 리메이크했다.
‘이집트 왕자’ 등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뒤 이번 작품으로 실사 영화에 데뷔한 감독 사이먼 웰스는 원작자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구멍이 숭숭 뚫린 스토리로 제대로 된 SF 영화로 보기 어렵다. 관객이 타임 머신과 미래 세계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도 빠져 있다.
미덕이라면 화려한 볼거리. 타임머신이 시간 여행을 하면서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보여주는 주변 세상의 변화와 미래상이 흥미롭다. 29일 개봉. 12세 이상.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