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의 차명계좌는 모두 6개이며 이 계좌에 총 90억여원이 입금됐다가 아태재단 관계자 등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이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에 의해 확인됐다.
또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의 자택에서 압수한 ‘정권재창출’과 ‘언론개혁’관련 문건은 작성자가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차 특검이 밝혔다.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해온 특검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105일에 걸친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 6개를 찾아냈는데 계좌 추적이 끝나지 않아 검찰이 수사하면 또 다른 차명계좌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개의 차명계좌에는 P토건 등에서 현금 5000만∼1억5000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총 90억여원이 입금됐다가 아태재단 등으로 모두 빠져나갔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90억여원 가운데 수억원이 김홍업씨에게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으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수사 발표문에는 이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가운데 10억여원은 통상적인 자금 거래로 보기 어렵고 계좌를 관리한 실제 인물을 확인할 수 없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수사기밀 누설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이수동씨는 검찰 간부에게서 내사 예정 사실을 전해듣고 지난해 11월6일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했으며 검찰 간부가 이씨에게 내사 사실을 전해준 통화는 예약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봉호(金琫鎬) 전 민주당 의원의 경우 차명계좌에 입금된 2억6000여만원 중 이용호씨에게서 받은 5000만원 외에 나머지 돈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 검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했다.
또 이용호씨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영재(金暎宰) 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2000만원 수수 혐의와 윤승한 전 금감원 공시조사실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검팀은 △김형윤(金亨允) 전 국정원 경제단장의 가족 명의로 된 예금계좌에 이용호씨의 돈 200만원이 입금된 사실 △이수동씨와 도승희(都勝喜)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의 인사청탁 △김영준(金榮俊) 전 대양금고 소유주의 여권 위조 및 모여대 교수 김모씨의 범인도피 혐의 등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등 2000년 이용호씨 진정사건의 검찰 수사 지휘부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내사 종결했으며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중단 압력 의혹도 증거가 없어 내사 종결했다.정위용기자 viyno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정위용 길진균기자 viyno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