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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대기업리더들⑪]포스트 정몽구시대 이끌 3세체제 가속

입력 | 2002-03-25 18:19:00


최근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체제 이후’를 대비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 현대차 전무를 비롯해 정 회장의 아들과 사위, 조카들이 예상보다 빨리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 전진배치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과거 현대그룹 후계체제 혼미로 어려움을 겪었던 정 회장의 ‘뼈아픈 기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안팎에서 주목받는 대주주일가 차세대 주자로는 정의선 전무를 비롯해 정 회장의 조카인 정일선(鄭日宣·32) BNG스틸(옛 삼미특수강) 전무, 둘째사위 정태영(丁太渶·42) 기아차 전무(42), 셋째사위인 신성재(愼晟宰·34) 현대하이스코 전무 등이 꼽힌다.

현대차는 2월 초 정의선씨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정의선 전무는 1999년 현대차 이사로 입사한 뒤 2001년 상무, 올해 전무로 해마다 한 계단씩 승진하면서 부친인 정 회장의 ‘우산’ 아래에서 발언권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계열사인 BNG스틸도 2월에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창업주의 4남인 정몽우(鄭夢禹·사망)씨의 장남 정일선씨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INI스틸(옛 인천제철) 상무로 경영수업을 받아왔던 정일선 전무는 2000년 12월 INI스틸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면서 삼미특수강 상무 겸 서울사무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사촌인 일선씨와 의선씨는 동갑인 데다 어릴 때부터 각별히 가까운 사이. 조카인 정일선 전무에 대한 정 회장의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회장의 둘째딸 명이씨의 남편인 정태영 전무는 현대정공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월 기아차 전무로 옮겨 구매담당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 또 신성재 전무는 최근 인사에서 두 단계를 뛰어 이사에서 전무에 올랐다. 정 회장의 셋째딸 윤이씨의 남편.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와 기아차 요직에 정 회장의 ‘외아들-둘째사위’ 라인이 구축되고 철강부문에 ‘조카-셋째사위’ 라인을 포진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