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난리다. 이번에는 그린피가 들썩거려 가뜩이나 ‘부킹 대란’으로 고심중인 골퍼들을 괴롭힌다. 우리나라 그린피가 유독 비싼 것은 사실이다. 가장 비싼 것은 안양베네스트를 비롯해 제주의 나인브릿지 등 소위 명문들. 나인브릿지는 순수 그린피만 주말 비회원이 20만원이다. 여기에 식음료값에 캐디피를 더하면 장난이 아니다.
물론 싼 곳도 있다. 여주에 있는 36홀 골프장 한일은 13만원으로 인근 곤지암보다 5만원이 싸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어느 날 슬그머니 올라간다. 그린피가 싸면 비명문으로 낙인찍힐까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훌륭한 코스나 가까운 거리, 뛰어난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한 골프장과 그렇지 못한 삼류 골프장 사이에는 그린피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호텔은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지만 골프장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문이든 삼류든 세금은 모두 같다. 중과세에 시달리는 골프장들은 앞다투어 그린피를 인상하고 이는 그대로 소비자 몫이 된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는 정부가 나서 그린피를 일률적으로 인하한 적도 있었다.
당장은 싼맛에 좋을지 모르지만 골프장도 하나의 기업이다. 제대로 된 골프장과 그렇지 못한 골프장에 요금을 똑같이 받으라고 한다면 누가 애써 명문을 만들고 서비스를 개선하겠는가.
이제 골프장도 기업 자율에 맡겨보자. 손님이 오지 않으면 그린피가 내려갈 것이고 폭주하면 당연히 올라가지 않겠는가.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정부가 유독 골프장에만 간섭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