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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영웅과 역적"

입력 | 2002-03-26 14:10:00


26일 현재 팀당 2,3개임을 치러 24게임을 소화한 2002프로축구 조별리그에서 35골이란 많은 골들이 쏟아져 경기당 1.5골을 기록하며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골문을 지키는 각팀의 골키퍼들은 매경기 골을 먹으며 수난을 당하고 있어 경기장에 나서는 것이 두려울 정도이다.

현재 10구단의 골키퍼중 안양의 신의손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 골키퍼들의 경기당 평균실점이 1점대를 넘어서는 것을 보면 골키퍼들의 수난사를 잘알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골키퍼들이 예년과 달리 수난을 당하는 것은 먼저 대표팀의 골키퍼로 뽑혀 나간 4명의 빈자리가 크다. 포항의 김병지, 수원의 이운재, 대전의 최은성, 부산의 김용대등 국내 간판 수문장 4명이 소속팀의 골문대신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사이, 이대희(포항), 신범철(수원), 이승준(대전), 정유석(부산)등이 이들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기엔 기량이 조금 떨어진다.

그리고 조별리그에서 사용되고 있는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도 골키퍼의 수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발표단계부터 골키퍼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던 피버노바는 탄력과 반발력, 회전력이 탁월해 아직 피버노바에 익숙치 못한 K리그 골키퍼들이 초반에 애를 먹고 있다.

또한 K리그 골키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각팀의 외국인 공격수들의 공격이 날카롭다는 것이다.

2002시즌을 앞두고 10개구단은 너나 할것 없이 대형 공격수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했다.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인 샤샤와 데니스, 산드로, 안드레,마니치등이 위력이 여전한데다 새로 모습을 드러낸 성남의 파울로와 올리베, 안양의 뚜따, 전북의 보띠와 비에라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날카로움을 보이면서 각팀의 골문을 위협하고 있어 K리그 골키퍼들로선 여간 두려운 존재들이 아닐수 없다.

공교롭게도 각팀의 골키퍼들이 허용한 골은 팀의 승패와 순위에도 바로 직결되고 있어 K리그 골키퍼들이 더욱 괴롭다.

전북으로 이적한 이용발의 뒤를 이어 부천의 골문을 지키는 최현은 지난 17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판단미스와 경험미숙등으로 6골을 헌납하며 팀의 패배를 안기며 팀을 A조에서 최하위로 전락케 했고 대표팀 차출로 주전 골키퍼들의 빈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산, 포항, 대전의 골키퍼들은 그동안 벤치신세만을 지다보니 경기경험 부족으로 인해 많은 실점을 허용하며 팀을 조 순위에서 하위권에 머물게 하고 있다.

반면 이용발은 전북의 새로운 수문장으로서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팀을 3위에 올려 놓았다. 안양의 신의손과 성남의 김해운도 경기중 결정적인 실점위기에서 몇번의 선방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내며 각조에서 소속팀이 1위를 지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팀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결정적인 슛을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골키퍼는 영웅이 되고 어이없는 실수로 골을 먹으며 팀을 패배에 빠트리는 골키퍼는 역적이 되고 있어 골 넣는 스트라이커보다 골 막는 골키퍼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