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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싱가포르 정부-벤처캐피털 한국에 수억달러 투자

입력 | 2002-03-26 18:07:00


싱가포르의 정부와 10여개 현지 민간 벤처캐피털이 한국 벤처기업에 수억달러를 투자한다.

외국 정부와 벤처캐피털이 국내 벤처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국내 정보기술(IT) 및 벤처 산업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주한(駐韓) 싱가포르 대사관은 26일 “싱가포르 경제개발원(EDB)의 테오밍키안 장관 등 정부측 인사 5명과 민간 벤처캐피털 사장단 14명이 다음달 2일 대전 대덕밸리에 입주해 있는 벤처보육센터를 직접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듣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EDB는 국가 예산을 국내외 우수 산업에 투자하고 우수 기업을 자국에 적극 유치하는 정부 기관. 이번 투자단에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정부예산을 운영하는 EDB 산하 국영벤처캐피털지주회사 TIF도 포함돼 있다.

투자기업 선정 등의 창구 역할을 맡게 될 국내 컨설팅 회사 CDC코리아 이승복 사장은 “이번 방문단은 우수 벤처기업이 밀집한 대덕밸리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 중 기술력 등이 우수한 1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순차적으로 투자대상을 국내 모든 벤처기업으로 넓혀 연내 5000만달러(650억원), 2∼3년 내에 수억달러를 국내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투자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던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량 외국기업 투자에 앞장서온 싱가포르 정부가 이처럼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의사를 밝힌 것은 기술벤처 산업이 한국을 IT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 됐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청 벤처진흥과 오기웅(吳起雄) 사무관은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이 IT산업을 기반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빨리 경제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해외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국내 벤처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기업청과 싱가포르 EDB는 이에 앞서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공동벤처투자펀드 결성을 21일 발표한 바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