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음악공연]베토벤 소나타 전47곡 5년간 릴레이 연주

입력 | 2002-03-26 18:09:00


전 47곡. 한 곡을 30분으로 잡으면 쉬지 않고 연주해도 하루가 걸리는 분량.

기악 역사상 ‘불멸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베토벤의 소나타. 그 전곡을 연주하는 기획 콘서트가 장대한 항해를 시작한다. 28일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 I’을 시작으로 5년 동안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무대에서 펼쳐지는 ‘금호 아트홀 베토벤 시리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 32곡, 바이올린 소나타 전 10곡, 첼로 소나타 전 5곡을 펼쳐내는 거대 프로젝트다.

세 가지 장르가 하나의 시리즈로 펼쳐지지만, 그 ‘밀도’는 차이가 난다. 3단계 발사를 거치는 로케트가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것 처럼, ‘발사’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미국 오벌린 음대 교수)과 피아니스트 신수정(서울대 교수)이 협연하는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로 시작된다. 발사 초기에 엄청난 화염을 내뿜고 수명을 다하는 1단계 로케트처럼,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전 10곡을 ‘화끈하게’ 끝내버린다는 계획. 첫날 소나타 1, 10, 7번, 둘째날 4, 8, 2번과 5번 ‘봄’, 마지막날 3, 6번과 10번 ‘크로이처’가 연주된다.

첼로 소나타 시리즈는 힘좋은 20대 청년 두 명이 펼쳐낼 힘과 박력의 무대. 바이올린 명장 메뉴인의 후원을 받은 첼리스트 이유홍과 97년 뵈젠도르퍼 콩쿠르 우승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협연한다. 두 사람 모두 4월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 협연자로 나서는 기악계의 ‘젊은 사자들’이다. 연주는 8월 30일, 9월 6일 이틀 동안 열린다.

이경선(왼쪽 부터),신수정,이유홍,김정원,최희연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 전곡연주의 주인공으로 ‘낙점’ 된 주인공은 1999년 서울대 교수임용에서 만장일치로 채용돼 화제를 모은 피아니스트 최희연. 4월6일 소나타 1, 15, 6번과 23번 ‘열정’을 시작으로 5년 동안의 긴긴 ‘궤도를 향한 여정’을 진행한다.

“베토벤의 작품은 삶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면하게 하는 힘이 있다. 32개의 소나타에 담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분노, 기고만장함, 마침내 신에게 뻗치는 드라마틱한 내면 세계의 변화를 빛나는 생명력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최희연의 다짐. 전 3개의 베토벤 시리즈 모두 저녁 8시에 시작된다. 3만원. 02-6303-1919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