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이커스가 정말 중요한 한판을 따냈다.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애니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회전(4강) 동양 오리온스와의 1차전.
정규리그 1위의 최강 동양을 상대로 적지에서 갖는 1차전이어서 당초 전문가들은 이 경기에서 LG가 승리할 경우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이 9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할 만큼 동양의 우세를 점친 경기였다.
그러나 LG는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조성원(3점슛 4개·23점)과 송영진(3점슛 3개·17점)의 전방위 활약을 앞세워 90-83으로 동양을 꺾고 귀중한 1승을 챙겼다.
동양은 정규리그를 마치고 취했던 달콤한 휴식의 후유증이 예상보다 심각했다. 동양은 3쿼터까지 실책에서 12-6으로 LG의 두 배나 될 정도로 실수가 많았다. 또 팀 전력의 핵인 김승현이 2쿼터 중반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에 반해 플레이오프 1회전을 2연승으로 기분 좋게 마감한 LG의 동양에 대한 대비책은 흠잡을 데 없었다. 정규리그 리바운드 1위 라이언 페리맨을 앞세운 동양의 우세한 골밑에 맞서기 위해 압박수비로 동양을 괴롭혔고 고비마다 가로채기를 성공시키며 동양의 추격을 저지했다.
1쿼터까지 31-27로 앞서던 동양에 암운이 드리운 것은 2쿼터 초반 4분43초를 남기고 ‘야전사령관’ 김승현이 LG 조우현의 슛을 막다 LG 박규현의 고의성 짙은 수비에 발목을 다쳐 코트를 떠나면서부터.
LG는 종료 1분30초을 남기고 동양 위성우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85-83으로 쫓겼으나 마이클 매덕스의 자유투에 이어 칼 보이드가 종료 47초 전 골밑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다시 점수차를 5점으로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동양과 LG의 2차전은 2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대구〓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LG 김태환 감독〓마이클 매덕스에게 동양 라이언 페리맨의 리바운드를 막아 달라고 주문했는데 매덕스가 페리맨의 리바운드를 11개로 잘 막아줬다. 송영진이 정규리그에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것이 큰 보탬이 됐다. 매덕스와 보이드도 동양 용병들과 비교해서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봐 일대일을 시킨 것도 주효했다.
▽동양 김진 감독〓김승현에 대한 믿음이 컸는데 너무 일찍 부상으로 나가는 바람에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위성우가 오늘 슛 감각이 좋았는데 일찍 기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선수들이 긴장해 자유투를 던질 때도 실수를 연발하는 등 전체적으로 경기가 매끄럽지 못했다. 김승현이 2차전 출전이 불투명한 게 큰 걱정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