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지카라(坂口力) 일본 후생노동상이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각료와 만나 북한 내 피폭자 지원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27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북한측에서는 김수학 보건상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북-일간의 각료급 회담은 2000년 7월 태국 방콕에서 외상회담이 열린 뒤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측이 수차례 요구해 왔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의 원폭피해자 900여명이 살고 있으나 국교가 없어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납치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일본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북한측에 납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북한적십자회는 26일 일본인 실종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재개하자는 일본적십자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빠르면 4월경에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석철 북한적십자회 부서기장은 이날 팩스로 영문 서한을 보내 “편리한 시기에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이에 앞서 일본적십자사는 23일 북측에 회담 재개를 요청했다.
양측 적십자사 회담은 97년 9월 첫 회담이 열린 후 2003년 3월 4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