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재미교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찰국의 커미셔너(경찰위원)로 일하면서 한인들에 대해 느낀 것과 경험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부끄러운,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우리, 한국인에게’란 제목의 책을 낸 김진형(金鎭亨·68)씨가 그 주인공. 김씨는 196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세대로 LA에 한인타운을 건설한 주역이기도 하다.
LA 경찰국의 커미셔너로 일하면서 매춘 마약 절도 사기 등에 관련된 한인 범법자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는 김씨는 “부끄럽지만 그래도 다 같은 한국인이라 뭔가 경종을 울려주고 싶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나이트클럽 마사지업소 전당포 도박장 등 범죄와 연결되기 쉬운 업종에 관한 인허가권이 경찰에 있어요. 허가를 결정하는 사람을 커미셔너라고 하는데 7명의 커미셔너 중 제가 유일한 한국인입니다.”
김씨는 한국관광공사 직원으로 일본에서 근무하다 공부가 하고 싶어 68년 LA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페퍼다인대 종교학과를 수료한 김씨는 70년대 초 ‘코리아타운 번영회’를 조직해 한글 간판 달기, 코리안 페스티벌 개최, 한국종합의료원 설립 등의 사업을 펼쳤으며 81년 LA 시정부로부터 ‘코리아타운’이란 이름을 공식적으로 받아냈다.
보석상을 하며 사업에도 성공한 김씨는 코리아타운 한인들의 복지에 힘쓴 점이 인정돼 93년 LA 시의회의 추천을 받아 4년 임기의 경찰 커미셔너에 임명됐다. 김씨는 이후 3번 연임돼 현재 10년째 LA 경찰국 커미셔너로 일하고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