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케이터’ 김동성(22·동두천시청)과 ‘금메달 도둑’ 아폴로 안톤 오노(20·미국)의 재대결이 무산됐다.
오노는 28일(한국시간) 에이전트인 IMG사를 통해 “30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하는 2002년 세계쇼트트랙 팀선수권대회와 다음달 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2002년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세계팀선수권대회 출전차 미국 밀워키에 머물고 있는 전명규 감독도 이날 “오노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해왔다.
전 감독은 “저녁에 TV를 통해 오노의 결장 사실을 처음 알았고 이를 미국 코치한테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감독은 “아직 김동성한테 알리지는 않았다. 오노에게 실력으로 모든 것을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지던 동성이가 실망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대항전인 팀 선수권대회는 각국가마다 4명씩 출전하기 때문에 오노가 없더라도 미국이 경기를 치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노의 불참이유는 훈련 부족. 오노는 “올림픽이 끝난 후 잇따른 TV 출연과 프로모션 행사참가로 훈련량이 부족해 대회에 참가할 만큼 몸 상태가 준비돼 있지 않다 ”며“지난 4년간 올림픽에 촛점을 맞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쉬고 싶다”고 밝혔다.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남자 1500m결승에서 2위로 골인한 오노는 배우 뺨치는 연기로 심판들을 속여,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동성에게 실격판정이 내려지도록 유도,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신지인 워싱턴주 시애틀시가 지난 16일을 ‘오노의 날’로 선포하는 등 미국내에서 스포츠 영웅으로 부상한 오노는 각종 토크쇼에 출연한 것을 비롯, 지난 25일에는 미국 영화계 최대잔치인 아카데미상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오노와의 재대결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김동성은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노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24일 출국해 밀워키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다.
세계팀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는 지난 2월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이후 열리는 첫 국제대회다.
김동성 '실격' 문제의 장면 (연속사진: MBC화면촬영)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