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도요타·덴소배 32강전-요다 노리모토 9단(흑):박지은 3단 ▼
열아홉 살 여류기사 박지은 3단이 도쿄에서 개막된 제1회 도요타·덴소배 32강 1회전에서 현 일본 명인(名人)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일본바둑계가 경악의 도가니에 빠질 만도 하다
▼관련기사▼
- 박지은은 누구?
흑1을 둘 때만 해도 일본의 명인은 세계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이 한국의 소녀기사를 얕보았음에 틀림없다. 당연히 백 ‘가’로 꼬리를 내리리라 여겼을 테고 그러면 흑2에 막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이것 봐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백2로 당차게 덤벼드네…. 그렇다면 흑3, 어디 한번 맛 좀 보여줄까…. 이때 요다 9단의 트레이드마크인 ‘장작패는 타법’으로 반상에 백4가 힘차게 착점되었고, 명인의 표정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백8까지 진행되자 백은 하변의 세력과 자연스레 연결된 반면, 흑은 차단에 나선 석 점이 졸지에 곤마 신세로 몰렸다.
의 백1엔 흑2로 서는 것이 일감이긴 하나 이때는 백3·5가 준비된 강타여서 11까지 흑이 떨어진다. 다만 처럼 타협하는 수는 있었다. 그러나 요다 9단은 흑7로 실리를 밝혔고 백8의 호구를 허용하는 순간부터 반상 여전사의 호된 공격에 혼비백산해야 했다. 214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