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과 경이로움으로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던 인터넷의 월드와이드웹(www) 사이트들이 상업화 추세에 밀려 문화 프런티어(frontier)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90년 대 중반 젊은이들을 월드와이드웹으로 끌어들인 재치 있고 기묘하며 특이한 사이트들을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찾아다니는 네티즌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94년 주옥같은 사이트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글렌 데이비스가 만들었던 ‘오늘의 멋진 사이트(Cool Site of the Day)’. 이 사이트는 1년도 안돼 하루 평균 2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데이비스씨가 사이트 운영에서 손을 뗐을 뿐만 아니라 웹서핑도 하지 않는다.
최초의 온라인 드라마를 선보인 ‘더 스폿(The Spot)’, 개인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게 했던 ‘제니캠(Jennicam)’, 인터넷을 통해 로봇 정원사를 조종할 수 있는 ‘텔레가든(tele-garden)’과 같은 참신한 사이트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퓨 인터넷 앤드 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에 따르면 2000년 3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90분이었던 네티즌의 1회 접속시간이 1년 뒤에는 83분으로 7분이 줄었다. 더구나 접속 용도도e메일 확인이나 친구와의 채팅 등이 주가 됨으로써 웹서핑을 대체했다. 뉴욕타임스는 ‘장난감 상자(Toy Box)’가 ‘도구함(Tool Box)’으로 변했다는 말로 시들해진 인터넷 열기를 표현했다.
기업 연구기관인 스냅네임스에 따르면 월드와이드웹이 생긴 지 11년 만에 처음으로 도메인의 등록 말소건수가 신규 등록건수를 넘어서고 있으며 최근 9개월 사이 웹사이트의 20%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상업화 경향에서 인터넷 열기의 퇴조 원인을 찾고 있다. 사이트 운영진이 ‘돈맛’을 알면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정신도 식어버렸다는 것. 신규 사이트들이 ‘플러그인’ 등의 브라우저 도구를 업데이트하도록 성가신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