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앞날은 있는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보호무역의 장벽이 높아지고 주력 산업 대부분이 중국의 추격을 받으면서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대다수가 자유무역지대(FTA)를 만들어 울타리 안에서만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FTA 바깥에 있는 한국이 자칫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떠오를수록 이런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세계의 흐름과 변화를 주시하며 장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라면 10년 뒤 한국에는 국민을 먹여 살릴 만한 변변한 산업이 남아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지금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선진국 문턱에서 ‘한국호’는 침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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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외환위기 전까지 40년 가까이 일본의 발전모델을 모방하는 캐치업(catch-up) 전략으로 고도성장을 하면서 경제 규모를 세계 13위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기간산업은 정부 주도로 육성되었다.
그러나 97년 외환위기로 금융 및 기업 시스템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이후 새로운 발전모델에 대한 논의는 많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10년 뒤 한국 국민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과거 한국은 섬유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을 키워 주력 수출품목으로 삼았다. 그러나 1990년대에 10년을 허송세월하면서 새로운 기간산업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 반면 세계는 정보기술(IT)을 지나 생명기술(BT) 초미세기술(NT)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수출상품 단가 지수는 2000년(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988년 155.3에서 2001년 86.9로 떨어졌다. 아직 싸구려만 팔고 있어 수출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물론 행정부, 연구소, 대학 할 것 없이 미래에 대해 걱정만 할 뿐 구체적인 대비책을 찾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해묵은 잘못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도 과거 정부 주도로 경제의 틀을 짜던 시대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기업의 앞길을 제시해 주며 갖가지 규제를 가하던 시대는 지났다. 기업 의욕을 최대한 북돋우면서 공정한 시장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미래에 필요한 인력은 단순히 공부 잘 하고 시험 잘 치르는 사람이 아니다. 창의력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미래산업을 만들며 △창의력이 있는 인재의 육성 △생산적인 정치 및 행정시스템 구축 등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 소장은 “기술변화 디지털화 등 새로운 화두가 넘쳐나지만 이를 토대로 한 전체적인 건설적 아이디어는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국가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며 빠르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영기자 youngkim@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