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 법인 520개의 정기 주주총회가 모두 끝났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참여연대가 주총 참여 회사를 줄여 대체로조용히넘어갔다는게 중평이다. 그러나 ‘서든 데스(sudden death)’ 제도의 시행으로 감사 의견이 좋지 않은 기업 등이 무더기로 증시에서 퇴출 되는 등 새 이슈가 부각됐다.
▽세 제도 도입〓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보다 무서운 존재는 외부감사인. 외부감사인이 주총 1주일 전 금융감독원에 보낸 감사보고서는 즉시 증권거래소에 전달됐고 ‘서든 데스’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식은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회사들은 주총에서 많은 새 제도를 정관에 도입했다. 삼성전자 등 87개사(16.7%)는 자사주소각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주주에게 배당을 하는 대신 배당액수만큼의 주식을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지난해 새로 도입됐다.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하거나 제도를 수정한 법인도 20.2%인 105개사였다. 수정의 경우 소규모 스톡옵션은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부분.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진에 새로 스톡옵션을 준 법인은 35개였다. 19개사는 중간배당제도를 도입했으며 12개사가 주식을 액면분할했다.
▽금융기관에도 소액주주운동〓지난달 29일 열린 외환은행 주총에는 금융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참여연대 소액주주운동본부가 참석했다. 이 때문에 오전 10시 시작된 주총은 오후 8시까지 10시간이나 진행됐다.
박근용 경제민주화위원회 간사는 “현대그룹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을 따지는 등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은행의 투명경영을 주주들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을 대신해 기업 경영감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던 기관투자가들은 역할을 다 했을까.
양적으로만 보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기관투자가는 모두 497건의 의결권행사를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99년 같은 기간 77건 및 2000년 165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
497건 중 임원 선임과 관련된 공시가 436건(87.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기업분할 또는 합병과 관련된 의결권행사는 40건(8.1%), 영업권의 양수 양도는 21건(4.2%)이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는 3.8%에 해당하는 19건만을 반대하고 나머지는 모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은 임원 선임에 대해서는 단 한 건만 반대했고 기업분할 및 합병에 대해 12건, 기업 양수양도와 관련한 6건을 반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임원 선임은 주가와 큰 관련이 없지만 기업분할 등은 주가와 관련이 큰 사항이어서 참여도에 차이가 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기관투자가가 실질적으로 경영감시활동을 잘 했는지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안건별 공시 현황 (단위:건,%)부의안건찬성반대합계건수비율건수비율건수비율기업분할 또는 합병2870.01230.0408.1영업양수도1571.4628.6214.2임원선임43599.710.343687.7계47896.2193.8497100.0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요 정관 변경 사항정관변경사항회사주식소각제도도입근거마련대구은행 대한해운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제주은행 조흥은행 태평양 KT 현대백화점 SK케미칼 등 87개사스톡옵션제도도입근거마련극동유화 대원제약 동부건설 동부정밀화학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라보라 부산주공 파츠닉 등 9개사중간배당제도신규도입광동제약 녹십자 대한전선 동양고속건설 신도리코 신한 율촌화학 태영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컴퓨터 LG애드 LG전선 WISCOM 등 19개사 액면분할누보텍 대동 동일고무벨트 디피아이 부흥 삼익LMS 선진금속 아이넥스테크놀로지 조광페인트 중앙염색가공 진흥기업 핵심텔레텍 등 12개사자료:증권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