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매년 사원을 더 뽑았다. 사원들에 대한 교육비 지출은 외환위기 전보다 5배나 늘렸다.
정식품이 외환위기를 비켜간 것인지, 외환위기가 정식품을 비켜간 것인지 김무영(金武永·59·사진) 사장이 이끈 정식품의 연간 매출액은 97년 661억원에서 98년 83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180억원을 달성했다.
김 사장은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휘청거리던 98년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73년 정식품을 세운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현 회장인 소아과 전문의 정재원박사가 제품 개발을, 김 사장이 판매와 마케팅을 맡기로 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지점장은 단순한 ‘세일즈맨’이 아니에요. 제품에 대한 확고한 개념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지점장들을 1년에 4번씩 교육시키고 있다. 교육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매출규모에 비해 규모가 큰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은 40명.
“한 길 인생이 회사와 저를 여기까지 도달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저기 한눈 팔았으면 어림도 없죠.”
정식품은 설립 후 지금까지 베지밀을 비롯해 콩으로 만든 두유 제품만을 고집했다. 김사장 자신도 입사 후 부장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사장까지 올라 정식품 이외에는 회사 경력이 없는 고집스러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외길 인생은 베지밀을 장수상품이 되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지금까지 정식품은 베지밀뿐만 아니라 콩으로 만든 유아식과 간식용 식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칼슘을 보충해주는 고칼슘 두유 식품과 녹차 식품까지 만들었다. 두유 상품을 생산하는 다른 회사들도 있지만 정식품이 60%대의 시장점유율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지만 앞으로도 ‘콩’으로 만드는 것 이외의 다른 음료나 식품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올 매출 목표는 약 1500억원.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