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중동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중동문제에 관한 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전임 빌 클린턴 정부의 적극 개입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온 것이 사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외교력을 발휘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게 분석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양측이 지칠 때까지 싸우도록 내버려두는 게 최선이라는 극단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활용할 수 있는 장단기 정책과 전략이 얼마든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1일 보도했다.
▽‘균등 압박론’ 대 ‘이스라엘 옹호론’〓영국 외무장관 더글러스 허드 전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외딴 장소에 불러 놓고 평화안에 합의할 때까지 떠나지 못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로버트 맬리 전 중동담당 백악관 보좌관도 미 행정부가 양측이 포괄적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강력히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맬리 전 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은 더 많은 테러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사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국방부 자문 기관인 국방정책연구소의 리처드 펄 소장은 미국은 샤론 총리를 전폭 지원하고 유럽 동맹국들도 아라파트 수반을 강하게 압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사 강화론’과 새 평화안 주장〓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출신인 요셉 알퍼는 단기적으로 폭넓은 권한을 가진 특사를 보내 유대인 정착촌의 장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러시아, 유럽 등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주도해 새로운 평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워커 전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도 “육군 대장 출신인 지니 특사보다 더 고위직을 특사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며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적임자로 추천했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모두가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평화안을 마련하는 길만이 피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