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월드컵.’
월드컵 같은 국제적 스포츠행사는 오랜 기간 국내외에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온 ‘장수상품’의 매출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최대의 호기이다.
강장드링크제 박카스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동아제약은 이미 1988년 ‘올림픽 특수’를 경험한 바 있어 ‘월드컵 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작년 10월경부터 한국 국가대표팀이 유럽의 강팀을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내용의 TV CF를 방영하는 등 활발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가 저렴한 가격에 단체로 구입해 마시는 드링크제로 자리잡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운동경기 등이 있으면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면서 “81년부터 태국 필리핀 베트남 미국 중국 등 10여개국에 박카스를 수출하고 있어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도 박카스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아제약은 올해에는 월드컵 특수에 지방선거와 대선의 ‘선거특수’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 총선, 대선이 잇따라 치러진 95, 96, 97년 박카스 판매량은 각각 1250억원, 1360억원, 1490억원으로 연평균 10.7% 급증했다.
중국시장에서 케이크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양제과의 ‘오리온 초코파이’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릴 제품으로 기대된다. 6월중 한국에서 3차례의 조별예선 경기를 치를 중국 대표팀을 따라 방한할 10만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타깃이다.
동양제과의 백운하 그룹홍보팀장은 “작년 중국시장에서 단일상품으로 ‘케이크류’ 중 67.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귀국할 때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제과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 지난달초 원래 푸른색이던 초코파이 겉포장을 중국에서 팔리는 포장과 같은 붉은색으로 바꿨다. 보통 40억∼50억원인 초코파이의 월매출도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10∼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현지공장을 갖고 있어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농심의 ‘신라면’ 등도 박카스나 초코파이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