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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연대총파업]타협 실패땐 노-정 급속냉각

입력 | 2002-04-01 18:26:00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1일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노조가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강경 대응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발전산업노조가 민주노총을 매개로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어 총파업 개시 예정 시한인 2일 오후 1시 이전에 극적인 막판 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새로운 절충안 시도〓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및 공공연맹측과 접촉해 ‘민영화는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들어간 합의문에 발전노조가 동의할 것을 요청했다고 1일 공개했다.

이는 산업자원부와 5개 발전회사 사장단이 당초 합의를 요구했던 ‘발전노조는 민영화에 동의해야 한다’는 구절보다는 상당히 완화된 표현. 발전노조는 민영화문제를 정부와 노조가 서로 다루지 말자는 휴전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방 장관은 “새로운 요구 조건에 대해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측은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사태 해결 여부는 발전노조 이호동 위원장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일 오후 1시까지 대답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공공연맹 김철운 교육선전실장은 “방 장관이 제시한 조건은 발전노조가 민영화를 인정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이 방 장관의 조건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총파업 움직임 상황〓두산중공업과 한국델파이 ㈜만도 등의 경우 조합원 거의 전원이 2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시한부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쌍용과 기아자동차 등은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시한부 파업에 들어갈 것을 결의했다.

또 보건의료산업노조가 연대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고 항공사 5개 노조도 발전노조 파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측은 산하 6개 연맹 400여개 사업장의 12만여명이 연대 총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연대 총파업에 6만여명이 넘는 민주노총 산하 개별 사업장 조합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2월26일 1차 연대 파업 때의 참가 조합원은 5만명선이었다.

▽향후 노정관계 전망〓정부와 발전노조간에 막판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노정관계는 최악의 경색 국면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 장관은 “민주노총이 불법적인 연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노정간 대화 통로는 사실상 단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3일에는 5개 발전회사가 파업에 가담하고 있는 3900여명에 대한 1차 징계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이고 연대 파업에 동참한 사업장의 업주들이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로 고발과 손해배상소송을 대거 제기할 것으로 보여 노사관계도 급속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일월드컵을 채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개별 사업장의 올해 임금·단체협상마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임단협 과정에서 연대 파업에 따른 징계 최소화 요구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정부와 발전노조 양측이 민영화문제에 대해서 서로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전력 대란과 국민 불안이 가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2일 총파업 예정인 대형 사업장

사업장

근로자(조합원)수

추정 참가자수

참여형태

파업형태

상급단체

금호타이어

4,050(3,936)

500

부분

시한부(4시간)

화학섬유

국민건강보험공단

10,550(5,146)

1,700

부분

공공연맹

만도공조

1,787(937)

800

전면

금속연맹

센추리

860(502)

502

전면

두산중공업

7,117(4,100)

4,100

전면

한국델파이

1,800(1,039)

1,039

전면

영창악기

1,050(870)

870

전면

쌍용자동차

6,200(4,500)

3,000

일부

㈜만도

3,520(2,130)

2,000

전면

기아자동차

24,489(22,118)

14,166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