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3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 총재 측은 이날 경선 선언이 사실상 국민을 상대로 한 대선출마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한 총재특보는 “이 총재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각종 개혁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수권후보의 이미지 부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출마선언을 앞두고 1일 경남 합천 해인사로 조계종 종정인 법전(法傳) 스님을 예방한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다. 이날 법전 스님이 “여야가 하나가 돼서 국민에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달라”고 당부하자, 이 총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태어난다는 생각을 갖고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법전 스님은 또 “여야가 싸움만 한다고들 하는데 싸워야 발전이 있다. 김정일(金正日) 정권같이 혼자만 한다면 발전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총재 측은 이에 앞서 서울 여의도 대한빌딩 4층에 130여평 규모의 경선 캠프를 별도로 마련했다. 경선캠프는 철저히 ‘슬림화’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비주류 출마 예상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재 경선대책위원장 자리에 4, 5선급 중진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예 공석으로 남겨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경선캠프 선대본부장으로는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이 유력하다.
핵심 브레인인 윤여준(尹汝雋) 기획위원장도 조만간 당직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경선캠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 줄세우기 등 불필요한 시비가 일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해인사〓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