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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박수연/울타리에 무궁화를 심자

입력 | 2002-04-01 18:38:00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의 민족말살정책의 잔재로 인해 아직까지도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벌레가 심하게 끓는다는 의심스러운 속설로 인해 심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아사달’이나 ‘한얼단심’ 같은 종류의 무궁화들을 흔히 볼 수 있는 지금의 동네에 이사오기 전까지는 무궁화에 대해 내심 꺼리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보게 된 무궁화는 고운 빛깔과 단아한 외양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병충해에도 강했다.

그러나 ‘벚꽃축제를 무궁화축제로 바꾸자’는 의견엔 의문을 갖는다. 벚꽃은 현재 일본의 국화이지만 엄연히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이며 제주도가 원산지이다. 그것을 1907년 일본인들이 가져가 널리 퍼뜨리고 벚꽃을 일본의 상징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종자의 재산권까지도 치열하게 다투어지고 있는 지금, 굳이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벚꽃을 꺼려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축제나 공원조성에 앞서 우선 무궁화가 우리 생활에 좀더 친숙해지도록 아파트단지 내에 무궁화를 조경용이나 생울타리용으로 심었으면 한다.

박수연 인천 서구 가좌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