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를 옮긴 '코리안 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아메리칸리그(AL) 데뷔전에서 쓴 맛을 봤다.
박찬호는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콜리세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2002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5이닝동안 삼진 5개를 뽑아냈지만 홈런 2개를 포함해 9안타로 6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몸에 맞는 공을 1개를 기록했고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3-8로 졌다.
지난 겨울 5년간 총 7천1백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텍사스 유니폼을 갈아 입은 박찬호는 에이스로서 당당히 개막전 선발로 나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시범경기 막판 입은 허벅지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는지 직구 스피드가 140㎞ 중반에 머물며 첫 경기부터 난타당해 벤치를 실망시켰다.
1회 첫 타자 제레미 지암비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벨라르디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후속타자를 병살타와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다.
그러나 박찬호는 2회 첫 타자 에릭 차베스에게 밋밋한 직구를 던지다 1점홈런을 허용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시즌 AL 다승왕 마크 멀더의 구위에 눌려있던 텍사스는 3회초 행크 블레이락의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춰 분위기를 추스렸지만 3회말에 박찬호는 무너졌다.
선두타자 지암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박찬호는 2번 프랭크 메네키노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한 박찬호는 1사 뒤 뉴욕 양키스에서 이적한 데이비드 저스티스에게 2점홈런을 두들겨 맞아 스코어는 순식간에 1-4로 벌어졌다.
4회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5회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안정을 되찾는듯 하던 박찬호는 투구수가 80개를 넘어선 6회 다시 연속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박찬호는 선두 타자 저스티스에게 중전안타, 차베스에게 2루타를 허용해 5점째를 뺏긴 뒤 계속된 무사 2루에서 토드 밴 포펠과 교체됐다.
구원 등판했던 포펠마저 적시타를 맞아 박찬호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오클랜드의 에이스 멀더는 9회 에버렛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8회까지 단 4안타로 텍사스의 강타선을 묶는 등 8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박찬호는 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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