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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블랙홀 우리 주변에도 있다"

입력 | 2002-04-02 17:23:00



머나먼 우주에나 있다고 생각해왔던 블랙홀이 우리 주변 어디나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와 과학자들이 ‘블랙홀 사냥’에 나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조나단 펭 교수팀은 우주에서 거의 빛의 속도로 날아오는 입자(우주선)가 지구의 대기권에 존재하는 입자와 충돌하면 아주 작은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논문을 물리학 최고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최근 발표했다.

우주의 거대한 블랙홀처럼 작은 블랙홀도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밀도가 높다. 다만 이 블랙홀은 크기가 양성자 질량의 1000배로,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만큼 작다. 또한 만들어지자마자 10의 27제곱 분의 1초만에 증발해버리기 때문에 존재한다해도 관측이 어려웠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르헨티나의 사막에 2004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피에르 오거 관측소에서 1600개의 우주선 입자검출기로 대기에서 생성되는 블랙홀을 검출할 예정이다.

조나단 펭 교수는 “작은 블랙홀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물리학 이론을 증명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브라운대 그렉 랜즈버그 교수와 스탠포드대 사바스 디모풀로스 교수도 지난해에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둘레 27㎞의 세계 최강의 초전도 거대입자가속기(LHC)가 2007년 가동되면 양성자 간의 충돌로 블랙홀이 대량 생산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디모풀로스 교수 등은 4년 전 전자기력, 강력, 약력에 비해 중력이 훨씬 작은 이유를 작은 블랙홀의 존재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이 가설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우리가 느끼는 4차원의 시공간 속으로 몇 개의 차원이 감겨들어갔다는 초끈이론, 그리고 블랙홀은 증발하면서 빛을 낸다는 호킹 박사의 이론도 입증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