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동아일보의 여야 대선후보 가상대결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후보로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나설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양자대결은 물론 제3의 신당후보까지 포함하는 3자대결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대결 분석〓이 총재와 노 고문의 양자대결에서 이 총재는 50대 이상 연령층과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이 총재의 지지도는 3월 9일 조사에 비해 영남지역에서만 10% 포인트 이상 줄었는데 대구 경북 지역은 68.2%에서 49.5%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은 53.1%에서 40.8%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노 고문은 20, 30대 연령층에서 이 총재를 20% 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도를 보였고, 40대에서도 8.4% 포인트 앞섰다. 또 3월 9일 조사에 비해 서울에서는 38.3%에서 49.7%로, 호남지역(광주 전남북)에서는 49.4%에서 71.4%로 지지도가 상승했다.
관심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지지도는 3월 9일 조사에서는 이 총재가 53.1%, 노 고문이 25.0%로 2배 이상 앞섰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 총재가 40.8%, 노 고문이 40.1%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으로 바뀌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학생 자영업 층에서 노 고문이 이 총재를 19.4%∼26.9% 앞서는 강세를 보였고, 학력별로는 고학력자들이 노 고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후보로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나서는 양자대결의 경우 3월 9일 조사와 비교할 때 이 총재의 지지도는 40.1%에서 40.8%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이 고문의 지지도는 35.7%에서 29.2%로 낮아졌다.
▽3자 대결 분석 및 정계개편 선호도〓신당 후보로 무소속의 박근혜(朴槿惠) 또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가세한 3자대결 구도의 경우 노 고문은 이 총재보다 5.0∼5.4% 포인트 앞서는 1위로 나타났으나, 이 고문은 이 총재에게 13.6∼14.7% 포인트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현 돌풍으로 인해 신당 후보의 파괴력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계개편에 대한 선호도도 3월 9일 조사에 비해 역전 현상을 보였다. 3월9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간의 양당 대결구도 선호 응답자(29.6%)보다 ‘정계개편으로 다른 구도로 치러지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51.6%)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양당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49.0%)가 ‘현재와 다른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 응답자(28.7%)보다 더 많았다.
노 고문의 ‘민주당 인사를 중심으로 야권의 개혁성향 인사와 영남권의 옛 민주계 인사를 한데 묶는 공개적 정계개편’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사람(42.2%)이 ‘공감하는’(32.1%) 사람보다 많았다.
이회창-노무현 양자대결 때 연령별 지지도
이회창
노무현
모름/무응답
20대
30.7
52.9
16.5
30대
25.4
57.2
17.4
40대
35.4
43.8
20.8
50대 이상
45.4
29.5
25.1
▽대선후보 당선가능성〓지지하는 후보와 상관없이 대선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5.3%가 이 총재를, 27.4%가 노 고문 또는 이 고문을 꼽았다. 이는 3월 9일 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를 전망한 응답자가 47.6%였던 것에 비해 12.3%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이 27.1%, 민주당이 24.5%로 3월9일 조사와 비슷했다.
이회창-노무현 양자대결 때 지역별 지지도
이회창
노무현
모름/무응답
서울
36.3
49.7
14.0
인천/경기
32.1
42.4
25.5
대전/충청
37.6
40.0
22.4
광주/전라
8.7
71.4
19.9
대구/경북
49.5
31.2
19.3
부산/울산/경남
40.8
40.1
19.0
강원/제주
37.5
39.5
22.9
▽국정현안에 대한 견해〓대통령 특사의 북한방문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46.9%)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40.9%)보다 다소 높은 편이었다.
또 대통령 특사의 방북과 관련 ‘선거에서 여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유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응답과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42.1%로 양분돼 나타났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