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가 위암, 폐암 등에 효과가 높은 항암 단백질을 발견했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金聖勳) 교수는 인간의 몸 속에 있는 ‘p43’이라는 단백질이 항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생물화학지’(JBC)에 실렸다.
김 교수는 “위암에 걸린 쥐에 p43을 주사한 결과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생존율이 2.5배나 올라갔으며, 이 단백질을 텍솔이라는 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면 쥐의 생존율이 4배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또 이 단백질을 넣은 쥐는 암세포의 성장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다른 기관으로 암세포가 거의 전이되지 않았다.
p43은 우리 몸 속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거나 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한다. 즉 몸 속에 들어온 암세포를 죽일 수 있으며, 암세포가 주위의 혈관을 끌어당겨 영양분을 얻고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다.
연구팀은 p43을 만드는 유전자를 대장균에 넣어 이 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단백질의 구조와 생체 내 수용체 등을 규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세계적으로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차단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는 연구가 활발하다”며 “이 단백질을 독성이 높은 기존 항암제와 같이 쓰면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항암제의 사용량을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이 물질과 관련해 한국 일본 미국 등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바이오벤처 기업인 이매진과 함께 이 물질을 항암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