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방을 꾸릴 수는 없다.”
SK 나이츠 서장훈(28)은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이지스와의 4차전을 앞두고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이 이날 패할 경우 탈락하기 때문에 승리를 향한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였던 것.
서장훈의 말대로 SK 나이츠는 모처럼 끈질긴 정신력을 보였고 KCC 외국인 센터 재키 존스가 5반칙 퇴장당하는 행운까지 겹치며 78-77로 이겼다. 서장훈은 양팀 최다인 28점을 터뜨렸고 에릭 마틴은 17점으로 뒤를 받쳤다.
2승2패로 팽팽히 맞서며 승부를 출발점으로 되돌린 양 팀은 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향한 운명의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날 안개 속을 헤매던 접전은 존스(16점 10리바운드)의 퇴장으로 나이츠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KCC가 71-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4분15초 전 존스가 양희승이 쉬운 골밑슛을 놓친 뒤 루스볼 파울로 5번째 반칙을 해 벤치로 물러난 것. 나이츠는 서장훈과 마틴이 구멍 뚫린 KCC 골밑을 집중 공략, 역전에 성공하더니 종료 2분35초 전에는 76-71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KCC는 양희승의 3점슛 2개로 종료 8초 전 1점차까지 쫓았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절박한 상황이었던 나이츠는 수비 전문 석주일과 허남영을 스타팅 라인업으로 기용하며 경기 초반부터 전면강압수비를 펼치는 초강수를 뒀다.
홈에서 결판을 내려했던 KCC는 3점슛 13개를 앞세워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갔으나 파울 트러블과 경기 막판 턴오버가 쏟아지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데 실패했다.전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