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단’의 어깨가 무겁다. 한국과 함께 2002월드컵 조별리그 본선 D조에 편성된 3개국이 졸전을 치르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기대가 높아졌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고 있는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그도 마찬가지다. 월드컵까지 앞으로 2개월 남짓. 이 위원장이 2일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담금질 청사진을 밝혔다.
▽“그래도 설기현밖에 없다”〓최전방 스트라이커 한 명을 중심으로 양 날개에 발빠른 공격수를 배치했던 지난해 공격 형태로 복귀한다. 올 초 골드컵 때는 플레이메이커가 뒤를 받치는 투톱 시스템을 줄곧 활용했지만 이는 전력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설기현 최용수 이동국이 경합을 하겠지만 체격은 물론 스피드와 돌파력 면에선 설기현이 단연 돋보인다.
황선홍은 좌우 측면이나 설기현 밑에서 그림자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는 쪽이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수비 전진 압박이 시급하다”〓홍명보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의 위치 선정은 크게 향상됐지만 공격 전환 때 여전히 리듬을 타지 못하고 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밀고 올라갈 때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일본-폴란드전에서 나타났듯 수비에서부터 밀고 올라가는 공격 지향적인 강한 압박이 일본에 완승을 안겼다.
수비 커버플레이도 보완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수비 전진 압박이 시급한 해결 과제다. ‘리베로’ 홍명보의 나 홀로 전진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여전히 체력이 우선이다”〓체력훈련 강도는 회복 시간을 줄여가면서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체력훈련을 완화하는 시기는 월드컵 개막 일주일 전쯤.
중요한 건 선수 개개인의 바이오 리듬이다.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각 선수의 바이오 리듬을 면밀히 점검, 맞춤식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실전이 최상의 훈련이다”〓홈 관중의 열화 같은 응원 속에 평가전을 치러보는 게 중요하다. 골 결정력이 문제되는 것도 스트라이커들이 마지막 순간 흥분하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이 말하는 정신력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는 프로의 본능을 말한다.
월드컵 전까지 4월 2차례, 5월 3차례 등 모두 8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대표팀 전력을 최상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