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요즘 군 축구팀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각군의 축구팀 부활을 위해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군 축구팀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군 축구팀 부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축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때문인듯하다. 단 하나뿐인 국군체육부대(상무) 축구팀으로는 쏟아져 나오는 선수를 다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한창 기량의 20대 초반에 입대를 해서도 계속 공을 찰 수 있다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골키퍼 이용발 처럼 일반사병으로 입대해 3년동안 군생활을 하고도 다시 프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는 백명 가운데 한명 있을까 말까한 드문 일이다.
군 축구팀에서 철저한 정신무장하에 훈련을 해 월드컵에서 기적을 이룬 팀으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이룬 북한대표팀이 회자된다. 당시 북한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3년 동안 줄기차게 훈련을 해온, 평균신장 1m65의, 주력이 대단한, 선수 전원이 미혼인 팀.”
당시 북한은 모란봉팀, 기관차팀 등 30개의 축구클럽을 통틀어 가장 우수한 30명을 선발, 인민군에 편입시켜 3년간 그야말로 피나는 훈련을 했다.
평양 모란봉 숙소에서 합숙훈련을 하면서 매일 아침 6시부터 훈련을 했으며 밤 10시 이후에는 외출을 금지했고 선수들은 월드컵이 끝날때까지 결혼조차 못하게했다. 이런 훈련을 통해 북한은 당시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오르는 신화를 이룩했다.
군에서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선수,좋은 팀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의 정신무장만은 확실해지지 않을까는 생각이다.
스포츠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때에 무슨 뒤떨어진 얘기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죽하면 이럴까. 우리 축구가 그동안 다섯 차례의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예선 탈락한 이유가 기량 뿐아니라 정신력 부족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