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 교수 210명이 상장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교수와 연구원들이 주로 구독하는 ‘교수신문’은 지난해 7월 상장기업협의회가 조사 발표한 ‘2001년 상장회사 사외이사 현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3월 현재 전국적으로 210명의 교수가 174개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최근 겸직 논란으로 사외이사직을 내놓은 이기준(李基俊) 총장이 포함돼 있고 연세대 김우식(金雨植) 총장은 LG칼텍스가스, 숙명여대 이경숙(李慶淑) 총장은 삼성물산, 동국대 송석구(宋錫球) 총장은 신라교역, 한국산업기술대 최홍건(崔弘健) 총장은 대우인터내셔널과 삼양사, 호서대 정근모(鄭根謨) 총장은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김 총장은 3월15일, 호서대 정 총장은 3월31일 사임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27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가 24명, 고려대 18명, 한양대 14명, 성균관대 13명 등의 순이었다.
학문분야별로는 경영과 경제 등 경상계열이 141명(59.6%)으로 가장 많고 이공계 63명(26.3%), 사회계열 17명(7.1%)으로 실용학문 분야 교수들이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군데 이상의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교수도 2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교수 사외이사들에게 1인당 연간 1400만∼5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교수신문은 밝혔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영리활동을 금지하고 있어 국립대 교수도 공익이사를 제외한 영리업무를 겸직할 수 없고 사립대 교수들도 이에 준하는 법 적용을 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000년 9월 사외이사직이 영리업무에 해당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기업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권장하는 추세에서 교수를 제외할 경우 전문가 풀이 없다는 반론도 있어 사외이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