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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찬호 허벅지 부상 “심각하네”

입력 | 2002-04-04 17:57:00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실은 괜찮지 않았다.

허벅지 부상중인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미국 프로야구 입문 9년 만에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Disabled List)’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4일 오클랜드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고 예정된 불펜 피칭도 취소했다.

MRI 촬영필름은 텍사스 구단의 주치의 존 콘웨이 박사에게 보내졌으며 검사결과는 5일 나올 예정. 텍사스 제리 내런 감독은 “생각보다 부상정도가 심한 것 같다. 일단 검사결과를 지켜본 뒤 7일 등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

하지만 내런 감독은 “지금 한두 경기에 등판하지 않는 것이 나중에 10∼20경기에 출전못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해 무리하게 등판시키지 않을 뜻을 비췄다. 일단 7일 등판은 힘든 상태. 내런 감독은 박찬호의 등판이 취소될 경우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를 대신 선발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베이스커버를 하다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삐끗한 박찬호는 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도 허벅지가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5이닝 9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기자단 인터뷰에선 “괜찮다”고 했지만 감독에겐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뒤 한번도 부상경력이 없었으나 지난해 허리부상속에서도 5일간격의 선발등판을 끝까지 지키며 무리하는 바람에 그 후유증이 올시즌까지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상자 명단

부상이나 질병 때문에 특정기간 팀에서 제외되는 선수의 명단. 최소기간은 15일이며 21일, 30일, 60일짜리로 세분화돼 있다. 국내에선 부상자를 2군이나 재활군으로 내려보내지만 미국프로야구에서 부상자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지 않고 ‘부상자 명단’에 올리는 이유는 ‘40인 등록선수에 포함된 선수가 마이너리그에 네 차례 내려가면 구단은 그 선수에 대한 보류권을 상실한다’는 메이저리그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단은 부상선수를 리스트에 올린 뒤 메이저리그 40인 등록선수 이외의 마이너리거를 불러들여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