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 山 之 石(타산지석)
龜-거북 귀鑑-거울 감 醜-못생길 추 攻-갈 공匠-장인 장 璞-옥덩어리 박
옛날 중국에서는 거북이 배 껍질을 말린 다음 불에 달군 송곳으로 찔러 갈라진 금을 보고 國家大事(국가대사)를 결정했다. 또 청동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곤 했다. 그것을 각기 龜(귀)와 鑑(감)이라고 했는데 현재 ‘∼의 龜鑑으로 삼는다’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곧 거북이로 吉凶(길흉)을, 거울로는 美醜(미추)를 판단하여 몸가짐을 바로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마음가짐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聖人(성인)이나 偉人(위인)들의 言行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의 좋은 점을 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훈을 줄 수 있는 인물에 꼭 위대한 인물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反面敎師(반면고사)란 말이 있지 않는가. 바르지 못한 사람을 통해서도 배울 수가 있다. 그들의 나쁜 점을 보고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孔子(공자)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三人行, 必有我師.”(삼인행, 필유아사)-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내 스승이될 만한 인물이 있다.
“見賢思齊, 見不賢而內自省也.”(견현사제, 견불현이내자성야.)-어진 이를 보면 그와 같게 되기를 생각하며, 그렇지 않은 이를 보면 안으로 내 스스로를 살핀다.
孔子 같은 聖人도 張三李四(장삼이사)로부터 배웠던 것이다. 곧 좋은 점이 있다면 따라 배울 것이고 나쁜 점이라면 거울로 삼아 자신의 잘못을 고치겠다는 뜻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詩經(시경)에도 보인다.
“他山之石, 可以攻玉.”(타산지석, 가이공옥)-다른 산의 못 생긴 돌이라도 구슬을 갈 수 있다.
하나의 구슬은 玉匠(옥장)의 갖은 정성과 노력이 빚어낸 결과다. 먼저 거대한 原石을 정으로 쪼고 깨어 璞玉(박옥)으로 만든 다음 다시 이것을 갈고 닦아 빛을 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숫돌이다. 숫돌은 그저 평범한 돌에 불과하다. 구슬로 구슬을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말은 깊은 뜻을 담고 있다. 만약 값어치가 나가는 돌이라면 오히려 구슬을 가는 데 이용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보잘것없는 돌이기 때문이다. 老子(노자)나 莊子(장자)가 말한 無用之用(무용지용·쓰임이 없기 때문에 유용함)인 셈이다.
그렇다. 비록 模範(모범)이 되지 않는 남의 言行(언행)도 그것을 거울로 삼아 나의 지식과 인격을 갈고 닦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