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와 한국경제의 선택/정구현 외 지음/362쪽 /1만2000원/ 자유기업원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가의 보호 속에 자란 기업과 금융기관은 시장이라는 정글 속에 내던져졌다. 그들을 보호해온 ‘국가’ 역시 정글 속에 내던져지기는 마찬가지. 냉전체제의 붕괴와 더불어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계화’와 정보기술(IT) 혁명이 1990년대 후반 이후 세계경제에 붐을 일으킨 주역이라면, 1997년 7월 태국의 바트화 평가절화로 시작된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동아시아의 ‘번영의 문’을 닫게 했다. 함께 환란(換亂)에 빠지게 된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화 등 새로운 경영환경 속에서 새 국가경영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가 대두됐다.
‘글로벌화와 한국경제의 선택’은 이러한 글로벌화 환경에 대응하는 국가경영전략 보고서. 정구현(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이원영(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배규한(국민대 사회과학부 교수) 김학은(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노(자유기업원 기업연구실장) 등 5명의 필진이 참여, ‘인적자원’ ‘지식정보사회에서의 노사관계’ ‘한국기업의 경쟁력’ ‘글로벌 금융제도’ 등의 주제 논의를 펼친다. 우리 경제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글로벌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더욱 경쟁력있는 분야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각론들이다.
저자들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월한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하는 인적자원뿐이며, 이를 활용하여 미래의 경쟁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