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허벅지 부상중인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29)가 결국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isabled list)’에 올랐다. 텍사스는 박찬호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박찬호는 첫 등판 다음날인 3일부터 부상자 리스트에 등록된 것으로 소급 적용돼 18일 이후에나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텍사스 코칭스태프는 박찬호의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검사 결과가 예상보다 안 좋은 것으로 드러나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찬호의 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 등판은 취소됐으며 텍사스는 프란시스코 코르도바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빅리그로 승격시켰다.
박찬호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96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후 7년만에 처음. 가벼운 감기 증세 등으로 한두 차례 선발을 거른 적은 있지만 부상자 명단에 올라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그는 “부상 때문에 2일 오클랜드와의 개막전에서 공에 제대로 힘을 실을 수가 없었다”며 “나쁜 상황이지만 어쩔 수 있겠느냐. 부상 부위가 민감한 부위라 피칭을 하면 할수록 더 안 좋아질 뿐이다. 팀을 위해서라도 쉬면서 완전한 몸을 만드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오클랜드에서 댈러스로 돌아가 휴식과 재활트레이닝을 할 계획. 하지만 보름안에 정상적인 몸이 만들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올 시즌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20승을 달성하겠다는 야망도 차질을 빚을 전망. 지난해 허리통증으로 고생했던 박찬호로선 올해엔 허벅지 부상이라는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한편 개막과 함께 3연패에 빠졌던 박찬호의 소속팀 텍사스는 5일 오클랜드전에서 선발 덕 데이비스가 호투하며 7-5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