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보트피플, 버려진 핏줄 ‘라이 따이한’,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인간의 아픈 사랑을 그린 뮤지컬 ‘미스 사이공(Miss Saigon)’…. 베트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와의 교류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베트남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는 전쟁이라는 거친 이미지만으로 각인돼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은 ‘떠오르는 시장‘ 이란 의미 정도가 더해졌을 듯 싶다.
‘베트남 역사 연구 1세대’인 서울대 동양사학과 유인선 교수(60)가 ‘새로 쓴 베트남의 역사’(이산)를 최근 출간했다.
“제게도 베트남하면 우선 ‘피난민’이 떠올랐어요. 80년대 중반 자유화가 진행됐고, 최근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베트남에 대한 인상은 많이 달라졌지요. 우리가 아직 잘 모르고 있지만, 베트남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남다른 자존심과 집념, 또한 긍지를 지닌 나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18년전인 84년 이미 기존의 연구결과를 ‘베트남사’(민음사)로 정리해 펴냈다. 90년 무렵 쏟아져 나온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연구 업적이 그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베트남사’를 절판시키고 해외 학계의 연구 논문들을 소화해 가며 10여년에 걸쳐 개정 작업을 펼쳤다. 이번에 나온 ‘새로 쓴…’이 바로 그 결과물.
“이전 책에서 소홀히 다뤘던 부분들을 보완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전혀 새로운 작업처럼 되어 버렸지요. 18세기 이후 남부지방으로의 영토확장, 프랑스의 식민통치와 베트남의 독립운동, 월남전쟁에 대한 부분들을 새로 기술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특히 월남전쟁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죠.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건국의 아버지 훙 브엉, 훙 브엉의 부모는 락 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