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하늘말나리야’(푸른책들) 중
나는 그 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흰 구름처럼 보드라운 털이 달린 옷 속에 감싸여 느티나무에 기대 서 있었지만, 그 애는 캄캄한 밤 하늘에 혼자 떠 있는 작은 별처럼 춥고 외로워보였다. 나는 그에게서 혼자만의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애가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해도 혼자만의 얼굴을 본 사람이 가져야 하는 아주 작은 예의는 지켜야지.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