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金洪信) 의원이 5일 대선후보 경선 등록을 포기함에 따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4파전으로 압축됐다.
경선은 13일 인천을 시작으로 11개 권역별로 치러지며, 35일간 열전(熱戰) 끝에 5월9일 서울 경선으로 마무리된다.
한나라당은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복당 기회를 주기 위해 기호 추첨일을 8일로 늦췄다.
▽보수논쟁〓이부영(李富榮) 의원의 가세로 보혁(保革) 논란이 예상되지만, 그보다는 ‘원조보수’ 논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최병렬(崔秉烈) 후보간의 싸움이다.
이 후보가 3일 출마 선언에서 현 정부를 ‘좌파적 정권’이라고 규정, 이념 공방의 불씨를 댕기자 최 후보는 5일 “보수를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적임자는 바로 나”라며 ‘원조 보수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부영 후보의 안영근(安泳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소비적 이념논쟁을 지양하고 현 정권의 권력형 부정부패와 무능을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창조적이고 과학적인 미래지향 정치’를 내세우며 틈새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노풍’을 막을 적임자는?〓이회창 후보측은 “‘노무현(盧武鉉) 바람’은 일시적 광풍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도와 국정지도자로서의 안정감을 갖춘 유일한 대안은 이회창 후보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최 후보와 이부영 후보는 “이회창 후보로는 정권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빌라 파문’ 대처방식 등을 볼 때 ‘노풍’에 뒤집힌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반전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 후보는 영남출신만이 역시 영남출신인 노 후보를 꺾을 수 있다며 자신을 적임자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이회창 후보는 “영남은 줄곧 나를 지지해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모 선거인단의 향배〓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공모당원(선거인단 5만명의 절반)의 표심(票心) 향배도 변수다. 그러나 공모기간이 촉박해 대부분 지구당별로 기존 당원을 재입당시킨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부영 후보측은 “기존 대의원과 공모 선거인단 간의 차이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경선 불공정 시비까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선거인단 공모를 마감한 인천의 경우 경쟁률이 3.6대 1에 그치는 등 민주당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참여가 저조해 경선판도에 새로운 바람이 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