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엔 가지나무에도 수박이 열린다’고 했던가.
7일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동양이 그랬다. 1쿼터 초반 SK 나이츠 조상현이 상대 전희철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볼을 뺏어 득달같이 상대 골밑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동양엔 정규리그 블록슛 1위 마르커스 힉스가 버티고 있었다. 힉스는 붕 날아오르며 조상현의 슛을 블록했다. 이어 서장훈과 임재현이 연달아 슛을 시도했지만 불발.
반대로 바로 다음 공격에 나선 동양은 달랐다. ‘꾀돌이 가드’ 김승현은 SK 서장훈에게 볼을 뺏겼지만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다시 볼을 따내는 투지를 보였다. 이어 힉스의 슛이 빗나가 나이츠와 마찬가지로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듯했지만 김승현이 또다시 빠른 발을 이용해 코트 오른쪽 끝으로 달려가 3점슛을 쏘아올려 림을 통과시켰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존심 경쟁을 벌인 시간은 불과 1분30여초. 이 짧은 시간에 동양은 기세를 올리고 SK는 풀이 죽어 순식간에 20-9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동양의 파죽지세. 순간의 볼 집중력의 차이가 이날의 승패를 갈라버린 것이다.
대구〓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