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꿈인 초등학교 6학년인 작은 아이는 미술 과목을 좋아한다. 그리기와 만들기, 수놓기 등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 표어와 포스터 그리기 숙제를 내주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꼭 해가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 표어를 혼자 완성하지는 못한다.
인천시교육청 초등교육과정에 ‘포스터 그리기’는 있어도 ‘표어 그리기’는 들어있지 않아 그런 것 같다.
학교에서는 ‘물의 날’이나 ‘불조심 기간’ 등에는 어김없이 표어와 포스터 그려오기 등의 과제를 내고 있지만, ‘절름발이 교육’으로 인해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에서도 표어 만들기를 따로 배우지 않기 때문에 과연 아이들이 부모가 됐을 때 자녀들을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대입논술고사가 실시된 이후, 초등학교는 물론 미취학 아동들에게까지 ‘글쓰기’ ‘논술지도’ 등이 성행하고 있다. 초등교육 과정에서 논술지도는 학년에 맞게 단계적으로 쓰기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4학년부터 시작되는 논설문 작성 지도를 위해 관교초등학교에서는 관련 서적 100권을 구입하여 학생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
이 학교의 노경래 교장은 “글쓰기의 기초를 초등학교에서 해놓지 않으면 중고교에 진학해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논술 지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 학교에서는 ‘독서생활의 습관화’를 강조하고 있고, 특기적성교육에 논술반을 개설해 놓았다.
연수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주제에 따른 논술 수행평가와 논술 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알고 있는 자료와 의견을 종합하여 장문의 논술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논술 교육을 시켜주고 있어 좋지만, 논술을 작성하기 위한 수업은 없어서 글쓰기 지도를 개인적으로 받지 않은 학생들은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동산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대입논술고사가 지방대학에서는 거의 유명무실해졌고 주로 상위권 대학에 편중되어 있어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초기보다 그 열기가 많이 식었다”고 설명했다.
글쓰기는 국어 교육의 기본을 이루는 4가지 영역(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을 맞춤법과 문맥에 맞게, 자기의 의견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한글 익히기와 셈하기외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의무교육인 초등교육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기옥(41·주부·인천시교육청 초등교육발전협의회 학부모위원·koje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