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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기자의 논스톱슛]김병지-이천수의 헝그리 정신

입력 | 2002-04-08 17:55:00


1998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키카컵 한일소년축구대회’는 2002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게 되면서 이뤄진 양국 축구교류중의 하나다. 본보와 일본 아사히신문사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 대회는 한일 유소년축구의 최강팀들이 출전, 양국 축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이 대회가 치러진 5년간 가장 큰 변화는 일본 유소년 축구의 눈부신 발전이었다. 첫 대회 때만해도 체격이나 개인기, 조직력 등 전반적으로 한국에 뒤졌던 일본의 어린 선수들이 해가 갈수록 기량의 향상을 보이더니 최근에는 여러면에서 한국을 앞서는 단계까지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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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유소년 축구가 클럽단위로 운영되면서 잘 먹고 잘 입는 아이들이 취미활동의 일환으로 축구를 한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유소년축구팀에는 아직도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한 가정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난한 한국의 축구 꿈나무들에게도 ‘희망’이 있다. 월드컵이 낳은 기라성같은 스타들 대부분이 가난이라는 시련을 맛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 황제’ 펠레.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주의 작은 마을, 트래스 코라슨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구두닦기와 기차에서 떨어진 땅콩을 주어 팔아야 했다. 펠레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축구선수’에 공동 선정된 ‘축구 신동’ 마라도나 역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 출신이다.

‘백진주’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브라질), ‘그라운드의 마술사’ 지네딘 지단(프랑스)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 대부분이 배고픈 어린 시절을 보낸 공통점이 있다.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선수는 의지력과 성취욕이 남달리 강하기 때문에 부상과 슬럼프를 잘 극복하고 대스타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선수로 이름을 날리기 전까지 배고픔에 시달렸던 황선홍, 고아는 아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아선수로 구성된 소년의 집에서 뛴 김병지, 고생하는 홀어머니를 호강시켜주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는 최용수, 유럽프로무대에서도 알아주는 선수가 돼 돈에 대한 한을 풀어보고 싶다며 이를 악무는 이천수….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이 있기에 2002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희망을 말할수 있다면 비약일까.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