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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黃 砂(황사)

입력 | 2002-04-09 17:14:00


黃 砂(황사)

砂-모래 사 盆-동이 분 漠-모래벌 막 偏-치우칠 편 襲-엄습할 습 霧-안개 무

중국은 땅이 넓어 다양한 자연환경이 존재한다. 높은 산, 긴 강, 커다란 盆地(분지), 넓은 평야도 가지고 있다. 물론 高原도 있다. 그 중 黃土高原은 靑藏(청장), 內蒙古(내몽고)와 함께 3대 高原으로 불리는데 온통 黃土흙으로 이루어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山西(산서)성 전역과 陝西(섬서), 甘肅(감숙)성 일부에 걸쳐 있는데 면적이 우리 한반도의 두 배반에 해당되는 53만㎢나 된다.

중국 전체 黃土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황토층 두께가 50∼300m에 이르며 특히 甘肅省 蘭州(난주) 일대는 무려 400m로 세계 제일이다. 黃河로 불려지게 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본디 맑기 그지없던 강이 바로 이 黃土高原을 구렁이처럼 통과하면서 토사를 씻어내려 ‘물 반 黃土 반’의 흙탕물을 이루기 때문이다.

또 沙漠(사막)도 있다. 몽고 남부에서 甘肅(감숙)성 일대까지 뻗쳐있는 고비사막은 면적이 무려 130만㎢나 된다. ‘고비’란 ‘거친 땅’을 뜻하는 몽고어다. 이곳은 연 강수량이 30㎜도 되지 않는 건조한 기후로 늘 黃土와 모래 바람이 일고 있다.

이들 黃土高原과 沙漠지대를 강한 바람이 스치게 되면 黃土 흙과 모래먼지가 온통 하늘을 가리게 되어 눈앞을 분간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다 후에 偏西風(편서풍)에 떠밀려 東으로 東으로 우리나라까지 도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매년 봄만 되면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不請客(불청객) 黃砂다.

黃砂의 來襲(내습)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太宗 年間 端州(단주) 일대에 ‘연기도 아니고 안개도 아닌 것이 온 하늘을 뒤덮어 어두컴컴하였는데 이윽고 숯비가 내렸다’고 하였으며, 文宗 때에는 ‘咸興(함흥) 이남 각 고을에 黃霧(황무·누른 안개)가 끼어 보리를 손상시키고 푸르고 검은 벌레가 穀草(곡초)를 해쳤다’고 하여 黃砂의 피해가 자못 심각했음을 적고 있다. 이밖에도 ‘흙비’(土雨)에 관한 기록은 수없이 많다.

黃砂에는 흙 특유의 성분 외에 각종 공해물질까지 섞여 있어 피해가 크다고 한다. 여기에다 각종 안질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니 건강에 끼치는 피해도 막대한 셈이다.

그 黃砂현상이 올해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며칠 전에는 휴교령까지 내리더니 이번에는 黃砂경보까지 발령했다. 마침 벚꽃이 만개한 때라 벚꽃 축제가 취소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賞春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이래저래 黃砂의 피해가 적지 않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