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김병현(23·사진)의 딜레마는 계속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1승 2세이브에 꿈의 0점대 평균자책(0.98)을 기록하는 등 컨디션은 날아갈 듯 하지만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불균형한 선발진이 그에게 세이브 기회를 좀처럼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의 사상 최강 ‘원투펀치’는 완투를 밥 먹듯 하고 있고 나머지 선발투수는 약속이나 한 듯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져 그의 등판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결국 9일 현재 존슨과 실링이 각각 완봉승 1번씩을 포함해 팀의 4승(3패)을 모두 올린 가운데 김병현의 등판 기회는 2번에 불과했다.
그나마 김병현이 세이브를 올린 것은 존슨이 선발로 나온 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존슨은 이날도 7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잡으며 5안타 1실점의 역투를 했지만 다행히(?) 8회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투수 브렛 프린츠와 마이크 마이어스가 2실점을 해주는 바람에 세이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보다 앞서 김병현은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9회에 시즌 마수걸이 등판을 했지만 실링이 7회까지 탈삼진 9개에 6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해 9-0의 큰 점수차 리드에서 등판했다.
애리조나는 존슨과 실링이 16이닝씩을 던져 각각 1실점과 무실점을 기록한 반면 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0-10의 완봉패를 당한 것을 비롯, 나머지 선발투수가 나온 경기에선 평균 8실점을 해 올해도 극심한 마운드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