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도 게임처럼 됐으면….”
한국의 월드컵 16강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또 2002 월드컵 우승은 어느 나라가 차지할까.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해보는 질문.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컴퓨터 게임으로 가늠해봤다.
동아일보와 동아닷컴은 9일 게임 EA사의 ‘2002 FIFA 월드컵’으로 시뮬레이션 월드컵을 열었다. ‘2002 FIFA 월드컵’은 축구 게임 ‘FIFA 시리즈’로 유명한 EA사가 2002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만든 게임. 19일 출시 예정이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의 선수 명단과 개인별 능력치 등이 올해 2월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입력돼 있어 실제 월드컵에 ‘가장 근접한’ 게임으로 꼽힌다. EA의 FIFA시리즈는 98년에도 프랑스의 우승을 예측하기도 했다. FIFA 축구의 세계 챔피언인 프로게이머 이지훈씨가 시뮬레이션 게임의 진행을 맡아 39차례 프로그램을 돌렸다.
게임 제작업체에서 홈팀의 잇점을 살려준 때문인지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39회 중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24번. 16강 진출 가능성이 61.5%나 됐다. 지난해 말 같은 EA사의 ‘FIFA 2002’ 게임으로 가능성을 점쳐보았을 때 50%보다 11.5%나 높아졌다.
시뮬레이션 결과 한국은 폴란드와 미국에 연승을 거두며 가볍게 16강에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폴란드에 15승16무8패, 미국에 19승17무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포르투갈에도 16승12무11패로 우위. 시뮬레이션 결과만을 놓고 보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기정 사실인 셈이다. 때에 따라선 8강까지도 노려볼 만 하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한국은 경기당 0.7골의 득점과 0.6골의 실점을 기록해 수비진이 탄탄한 반면, 골 결정력은 부족한 현재의 대표팀 상황을 반영하기도 했다. ‘황새’ 황선홍이 거의 매 경기 득점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나 한국팀이 다른 팀에 비해 유난히 경고를 많이 받은 것도 흥미로운 점.
한편, 39회의 시뮬레이션 대회 중 아르헨티나가 가장 많은 7회를 우승을 차지했고, 프랑스가 4회, 브라질, 이탈리아가 각각 3회씩 우승해 게임에서도 ‘축구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게임에 참여한 이지훈씨는 “제작사측에서 한국의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반영하기 위해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높게 책정한 것 같다”고 평하면서도 “게임의 결과처럼 실제로도 한국이 16강에 쉽게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박광수 동아닷컴기자 thinkpark@donga.com